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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칙개정의 필요성

교사와 학생은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라는 이분법으로만 규정되어서는 안된다. 교사는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생각의 주체이고, 학생들을 훈련시키고 교육 내용을 선택할 수 있는 권력을 지녔지만 학생은 아무것도 모르는 존재이자 생각의 대상이고, 얌전히 훈련을 받는 객체로만 존재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엄한 규율이 학생들을 위해 좋은 것이며, 시간표에 따라 움직이도록 학습시킴으로써 20세기형의 인재를 양성하려는 태도로는 교육에 미래가 없다. 그러나 최근 두발자유화 등 청소년인권 보장을 요구하며 집회를 진행하려는 학생들을 '계몽시켜야할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징계로 위협했던 학교와 교육관계자들의 모습은 이러한 왜곡되고 수직적인 관계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준다. 교육은 청소년이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나 자신의 인격과 재능, 능력을 발전시키고 사회 속에서 완전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따라서 학교생활에 대한 참여, 학생회를 통한 활동은 권리의 실재를 학습하고 경험하는 과정의 일부로서 권장되고 증진돼야 한다. 학교 내 의사결정과정으로부터 배제되고 자치활동을 억압당한 학생들이 자율성과 자치능력을 가진 사람, 민주적인 협의와 의사결정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 다시 말해서 민주시민으로서의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할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이를 위하여 학생의 자치에 관한 제반 권리를 명문화된 학교규정에 반영하는 일에서 출발되어야 한다.

학칙개정의 목적

교칙을 통해 교육 담당자들이 학생의 인권을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으며 학생 인권의 어떤 내용을 보장하거나 제약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교칙(학교규칙, 학칙)은 초중등교육법 제8조에 따라 학교의 장이 지도감독기관의 인가를 받아 제정하는 것으로 학생포상 및 학생징계, 학생자치활동의 조직 및 운영 등을 기재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교칙은 학생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법적 근거가 된다. 법률로 제한한다 할지라도 기본권의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할 수 없다는 것이 상식이다. 따라서 교칙이 제한하고 있는 학생의 기본권의 성격은 무엇이며, 교칙이 제한하고 있는 근거는 정당한 것인가를 따져보는 것은 학생 인권을 논의하기 위한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학칙 개정의 방침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낀다’고 말하며 노력하는 사람은 많다. 실제로 아이들 문제라면 어떤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가장 좋은 것을 해주려는 부모나 교사, 어른들은 많다. 그러나 그것이 아이를 위한다는 어른의 자기 방식에 따른 판단과 책임감, 애정에서 나오는 것인지, 아동의 인권을 존중해서 인지는 따져볼 문제이다.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과 인권을 존중한다는 것의 차이는 분명하다. 아동이 보호와 양육과 훈육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는 경우에는 무엇이 아이들에게 필요한지를 결정하는 사람도, 그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사람도, 충족의 방식을 결정하는 사람도 ‘자비로운’ 어른이다. 그 어른이 자비롭지 못한 경우에 아동의 운이 나쁜 것으로 치부하고 말 것인가? 그렇다. 인권을 침해받았다면?당연히 그 회복과 존중을 요구할 권리가 있지만 어른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복종해야 하는 존재에게는 그 책임을 물을 권리가 없으니 자신의 나쁜 운을 탓해야 할 것이다. 반면 아동을 인권의 주체로 인정할 때는 아이들 자신이 무엇이 자신에게 필요하고 가장 유익한지를 표현하고 결정과정에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 또한 그 권리가 침해되었을 때 국가에 대해 그 책임을 명확하게 물을 수 있다. 권리의 주체는 의무의 주체를 반드시 동반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아동을 인권의 주체라 할 경우에 아동의 미성숙함이 항상 문젯거리가 된다. 즉, 어른들이 아동의 권리행사능력을 따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인권이란 어떤 자격이나 능력을 요구하는 권리가 아니라는 기본적 명제를 무시하고 있다. 인권이란 말 그대로 ‘인간이라는 단 한가지 이유만으로 누구나 차별 없이 누려야 할 필수적인 권리’이다. 인권은 인간이라는 존재 그 자체로부터 나오는 권리, 인간이면 누구나 존엄한 삶의 조건을 누림으로써 인간답게 살 수 있어야 하므로 마땅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인 것이다. 때문에 인권은 ‘자격’을 논하지 않는다. 이러한 인권의 보편성은 인권의 대원칙으로서 현실에서 이러한 보편성의 예외에 속하여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인권주장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인권에 ‘자격’을 따진다면 인권을 존중받을 자격을 갖춘 사람은 도대체 누구이며 얼마나 될 것인가? 어떤 연령대에 선을 그어놓고 ‘이 선 아래로는 불완전하고 미성숙하니까 권리행사능력이 없다. 따라서 아이들의 권리는 제한되어야 한다’고 해버릴 것이 아니라, 아동의 특수성에서 연유하는 권리행사의 어려움을 더 특별히 고려하고 배려해야 하는 책임이 사회와 국가에 있는 것이다. 즉, 아동의 특수성을 강조하여 권리 주체의 ‘예외’를 만드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인권의 보편적 보장에 그 목적이 있고, 그 방법에 있어 세심한 접근을 강조하는 것이다.

학칙개정의 과정(기간 절차 조직 방법)

인권 속의 교육(education in HR)인가 교육 속의 인권(HR in education)인가? 인권 속의 교육은 일반적으로 공식 커리큘럼과 학교 조직(학생회, 학생 조합)의 영역에 속한다. 교육 속의 인권은 학교 교육에 대한 접근성, 교육 선택의 자유와 교육에서의 평등, 징계와 처벌, 교사들이 학생들을 어떻게 대우하느냐의 문제 등에 속한다. 두 관심사는 확실하게 구별되기보다는 겹칠 수 있다. 특히 학교 정책과 구조를 검토할 때 그렇다. 학생회는 정치적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훌륭한 교육을 제공할 뿐 아니라(인권 속의 교육) 동시에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 결정에 참여할 권리(교육 속의 인권)를 보장한다. 우리가 애써 표현의 자 에 대한 커리큘럼을 만들어 교육한다 할지라도 언로가 일체 봉쇄된 학교 구조에서 그것은 암기거리에 그치지 않는다. 그러므로 공식 커리큘럼과 민주적인 학교 구조라는 양면 모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민주적인 학교 구조, 민주적인 교실 만들기를 ‘감춰진 커리큘럼(hidden curriculum/잠재적 교육과정)이라 부른다. 학생들 간의 관계, 학생과 교사와의 관계, 교사와 교장과의 관계,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 학교 규율과 절차, 학교의 물리적 환경(예를 들어, 쾌적하고 안전한가, 마실 물은 어떤가, 운동장을 누가 주로 이용하는가, 학교 게시물이 계도용인가 학생들의 자유로운 표현물인가 등)을 검진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야말로 공식 커리큘럼 이상으로 중요하다. ‘감춰진 커리큘럼’에서는 기존의 조,종례, 학급회의를 활용하거나 교실 내 의사소통과 민주적 절차를 강화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 수 있다.

최근 업데이트 일시 : 2026/09/02 09:3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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